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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추방당한 엘프들의 안식처, 엘다리에 왕국

리스타니아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는 작은 대륙 스웨니아에서, 엘프들은 지금의 엘다리에 왕국을 세우게 된다. 엘다리에 왕국은 대륙의 남쪽 깊은 숲 속에 위치해 있으며, 자연과 동화되어 살아가는 엘프족의 안식처이다. 엘프들은 뛰어난 신체능력과 마법력으로 누구보다 강한 종족이 될 수 있지만, 포톤 에너지가 생성되는 이 숲을 벗어나서는 살 수가 없다.

엘다리에를 건국한 이들은 스웨니아가 아닌, 이곳으로부터 아주 먼 엘프의 땅에서 이주해 왔다. 그들은 불미스러운 전쟁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추방되었으며, 그들이 정착한 스웨니아를 찾기까지 험난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엘다리에가 전쟁에 대해 중립적 위치를 고수하는 이유는 사실 이러한 과거 때문이다. 전쟁으로 인해 일족이 몰락할 수 있었던 과오를 다시는 저지르지 않기 위함이다.
원래의 땅으로 돌아갈 수 없는 엘다리에는 스웨니아를 자신들의 터전으로 아끼고 가꾸어 왔다. 때문에 야만족이 혹여 이 땅을 넘볼까 항상 주시했으며, 그나마 자신들에게 위협적이지 않은 인간들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자 실리온의 나비효과

엘프 집단은 왕과 현자에 의해서 지배되고 있다. 왕은 혈통으로, 현자는 지혜로 엘프를 지배한다고 할 수 있다. 왕족 중에서 가장 뛰어나고 인품이 높은 자가 왕이 되는데, 그것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현자다.

현자들은 왕을 주변에서 보필하는 동시에, 왕이 비뚤어진 판단을 내리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또한 자신이 가진 지혜와 능력을 제자들에게 전수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엘프 왕국이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도 한다. 때문에 현자들은 제자인 엘프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왕을 능가하는 세력을 형성하기도 한다.

엘프 현자 중 하나였던 실리온은 당시 리스타니아 대륙을 지배하던 야만족이 액시온의 힘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고, 그들을 막아내기 위해 인간을 이용하기로 했다. 즉, 엘프의 숲을 벗어나지 못하는 엘프를 대신해, 인간에게 포톤의 힘을 일부 부여함으로써 대륙의 청소부로 활용하려던 것.

하지만 대륙의 청소부가 대륙의 주인이 될 줄은, 실리온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인간들이 계속 세대를 거듭해가면서, 힘이 점점 더 진해지고 강력해진 것이다. 인간의 성장과 진화가 가져온 기적이었다.





금기의 문을 열다

세력이 점점 커져가는 인간들을 보며, 엘프들 사이에서도 점차 불만이 커져갔다. 엘프들의 왕인 듀라엘은 인간들에게 엘프들이 다룰 수 있었던 위대한 능력을 전수한 현자 실리온을 원망했고, 그것을 다시 회수하기로 결심했다. 문제는 듀라엘 왕이 선택한 방법이었다. 그는 인간들이 가진 포톤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 액시온의 힘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즉, 야만족을 이용해 인간을 치고자 했던 것.

현자 실리온은 그 사실에 엄청나게 분노했다. 그것은 엘프의 금기를 깨는 것뿐만 아니라, 이 대륙을 파멸시킬 수도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었다. 현자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자, 듀라엘 왕은 남몰래 액시온의 세계라 불리는 액시리움의 문을 열기에 이르렀다. 액시리움은 '어둠의 세계'라는 뜻을 가진 엘프어로, 현계와 반대되는 차원의 세계를 의미한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게 된 현자 실리온이 액시리움의 문이 열린 그 순간 듀라엘을 그 세계로 던져버렸고, 그렇게 듀라엘은 현계에서 사라졌다. 실리온은 액시리움의 문을 닫은 후, 누구도 찾지 못하도록 봉인했다.


분열하는 엘프족

그 이후 수백년의 시간이 흘렀다. 엘프들은 여전히 엘다리에 왕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인간들은 대륙의 주인이 되었다. 하지만 두 명의 제왕은 인정할 수 없다며, 인간들은 계속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편, 엘프족 또한 두 개의 파벌로 갈라져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정통성을 가진 엘다리에 왕국과, 엘프가 주인이 되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자는 갈라드 계파 ‘갈라엘’ 간의 대립이 그것이다.

갈라드는 실리온과 함께 동시대를 주름잡던 위대한 현자였다. 활동적인 지략가이자 선동가 기질도 다분했던 실리온과는 달리, 갈라드는 그야말로 조용한 학자 스타일이었다. 풍부한 식견을 가지고 젊은 이들에게 깨달음을 주는 선각자의 역할에 충실했으나, 한편으로는 현실을 외면한 이상주의자라는 비난도 듣는 인물이었다.

실제 두 현자는 서로의 다름을 존중했지만, 그를 뒤따르는 추종자들은 마주치기만 하면 크게 충돌하곤 했다. 이는 현재까지도 각 계파의 추종자들, 즉 실리엘과 갈라엘의 갈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격파 갈라엘의 득세

갈라엘은 현자 갈라드의 제자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조직이며, 원래는 갈라드의 가르침을 배우고 따르는 학자 집단이었다. 하지만 갈라드의 사후에 발견된 일기가, 학자였던 그들을 투사로 만들었다. 특히 대륙을 어지럽히는 인간들을 몰살시키려 했던 듀라엘 왕의 고뇌와 최후가 밝혀지면서, 그들의 분노는 겉잡을 수 없이 불타올랐다. 급기야 '인간이나 야만이나'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왕국을 압박해 갔으나, 왕국은 이를 그저 지켜만 볼 뿐.

그러던 중, 듀라엘의 왕비 라파렌이 나타나면서 상황은 급반전. 그녀는 갈라드의 일기가 전부 사실이며, 자신은 살아남기 위해 진실을 숨겨야만 했다고 폭로했다. 이로 인해 지금의 왕권을 의심하고 분노를 표출하는 이들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갈라엘의 세력은 점차 커지게 되었다.

이후 갈라엘의 행보는 점차 폭력적이고 파괴적으로 변해갔다. 이들은 엘프지역에 있었던 인간들의 마법사 협회 소서리어티를 파괴하고, 수많은 인간 마법사를 학살했다. 또한 실리온을 역적으로 규정하며, 그의 유해를 모신 사원을 불태우는 등 과격한 활동을 이어나갔다.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자 왕국에서도 갈라엘을 반역집단으로 규정하고, 이들을 모두 구금할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갈라엘은 이미 왕국을 적대시하는 엘프들의 비호를 받아, 유유히 포위망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갈라엘은 엘다리에 왕국과 떨어진 동쪽 지역, 갈라드의 생가가 있는 마을 마다스 다렌에 근거지를 마련한 후 점차 세력을 키워가고 있다.


실리엘 대 갈라엘

현 엘프 왕국은 뛰어난 민족적 자긍심을 기반으로, '우리가 아니면 누가 이 세계를 지키겠는가'라는 소명의식이 강하다. 때문에 땅덩어리와 같은 물질적 크기는 그다지 중요하게 보지 않으며, ‘대륙을 차지하자’는 엘프의 주장을 천박하다고 여긴다. 물론 인간들의 전쟁으로 인해 대륙이 흉흉해지고, 그것이 엘다리에에게도 미칠 악영향을 걱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들은 인간들의 역사에 더 이상의 관여하고 싶어하지 않으며,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평화롭게 살아가기만을 원한다.

하지만 갈라엘의 등장으로, 지금처럼 여유롭게 바라볼 수만은 없게 되었다. 실리온의 뜻을 이어받아 왕권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실리엘이 왕의 명령에 따라 빨리 움직이고 있지만, 갈라엘의 기세가 생각보다 강해 당황하고 있는 실정이다. 위대한 두 현자 실리온과 갈라드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유산, 혹은 업보가 엘다리에의 앞날을 좌우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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